필자의 취미 생활은 여기 저기 돌아 다니면서 느낌이 있는 피사체나 풍경을 디지털 카메라에 담는 것이다. 이렇게 나만의 생각을 디지털 카메라에 담다 보면, 한가지 아쉬운 점이 생기는데, 그것은 바로 메모리 용량의 부족함이다. 하루 정도의 촬영이야 1GB ~ 2GB 용량의 메모리로 충분히 소화를 한다해도 며칠씩 걸리는 여행에서는 그 용량의 한계성이 들어나기 마련이다. 때문에 장기간 여행시에는 메모리를 더 구입했다가 집에 돌아와선 다시 되파는 방법을 이용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하면 할 수록 손해를 보는 일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 주는 기기가 있을까? 물론 있다. 그것도 꽤나 오래 전부터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이러한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야 물론 전 세대의 기기들 보다 진화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이 시대는 지금 컨버젼스가 아닌가? 휴대용 백업 스토리지에도 컨버젼스 바람이 일고 있다. 이제부터 컨버젼스 휴대용 백업 스토리지인 EPSON의 멀티미디어 스토리지 뷰어 P-3000에 대해 알아 보고자 한다.

4인치 액정이 채용되었으며, 150mm×88.7mm×33.1mm의 크기와 426g의 무게를 가진다. 무게는 그렇다치더라도 크기와 두께가 맘에 걸린다. 좀더 작고 슬림하게 만들었으면 좋았을텐데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다. 색상은 블랙과 실버의 조화로 무난한 편이나 눈에 보이는 모양새에 있어선 기능성과 인터페이스를 더 중시해서 인지 사진에 보는 것과 같이 지극히 평범한 모양을 하고 있어, 큰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다.

제품의 상단에는 이어폰 단자와 SD카드 슬롯, CF카드 슬롯이 위치하고 있다.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가 크게 SD 메모리 혹은 CF 메모리를 사용하기에 두 가지 모두를 지원하는 점은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니 카메라의 MS 계열이나 올림푸스 카메라의 XD 계열의 메모리를 포함한 일부 메모리를 지원하지는 못하는 점은 아쉽게 생각된다.

전면의 모습이다. 4인치 VGA TFT-LCD를 사용하였으며, 약 16.7만 컬러에 640 x 480의 해상도를 지원한다. 액정에서 나오는 화질은 그동안 경험했던 수 많은 휴대용 기기들과 비교했을 때 최상위권에 들만큼 만족할 만한 화질을 보여 주었다. 이 정도면 저장된 이미지의 계조나 하이라이트 등을 파악하기에 충분한 편이다. 조작부는 전면 우측 부분에 모여 있는데, 주요 기능은 원형 네비게이션 버튼으로 조작이 되어 제어가 상당히 쉽다는 느낌을 받았다.

좌측엔 A/V Out 단자, USB Host 단자, USB 연결 단자, Reset 버튼, 전원 입력단이 구성되어 있다. 특히, 휴대용 스토리지에 A/V OUT단이 마련된 점과 USB Host 단자가 마련된 점이 인상 깊다.

우측엔 Hold 버튼 및 전원 버튼, 그리고 핸드스트랩을 끼울수 있는 고리가 마련되어 있는 모습이다.

기기의 하단에는 외장스피커와 배터리 삽입구가 구성되어 있다. 스피커는 모노지만 저역에서 중역, 고역까지 풍부한 소리를 들려준다. 일반적으로 고역에 치우친 기계들에 비하면 상당히 훌룡한 소리라 할 수가 있다. 여럿이 모여 귀를 심심하지 않게 음악을 틀어 놓고 감상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배터리 삽입구에는 2600mA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 가며, 6시간의 MP3 재생, 3시간의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다.

메인 메뉴는 직관적이어서 초보자도 쉽게 사용 할 수가 있으며, 휴대용 백업장치 및 이미지 뷰어 본연의 기능 외에도 MP3 플레이어, 동영상 플레이어등의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것을 확인 할 수가 있다.

-휴대용 백업장치

P-3000은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에서 사용하는 CF와 SD메모리 카드의 내용을 백업할 수가 있으며, USB HOST 기능을 지원하여 USB 메모리등의 USB 장치의 내용도 백업 받을수가 있다. 백업 속도는 USB2.0을 지원하기에 메모리가 낼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백업을 받을수가 있다.

-이미지 뷰어

디지털 카메라에서 퀄리티 높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나 혹은 실패하면 안되는 중요한 촬영등 때에 따라선 무손실 파일인 RAW로 촬영을 하곤한다. P-3000은 RAW 파일을 지원한다.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카메라를 이용해서 실제 작동해 본결과 니콘의 D100, D70 과 케논의 5D RAW 파일이 무사히 재생이 되었다. 재생 속도면에선 다른 기종보다 한 수위의 성능을 보여준다.

-MP3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기능을 제공한다. 가수, 앨범, 장르등으로 분류하여 손 쉽게 원하는 곡을 찾아 감상할 수가 있다. 또한, 플레이 도중에는 파일 관련 정보를 확인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전문적인 PMP에 비해 시각적인 효과등은 다소 부족하여 아쉬움이 남는다.

-동영상 플레이어

필자가 테스트 했던 대부분의 700MB DiVX 동영상이 별도의 인코딩 없이 구동됨을 확인하였다. 물론 전문적인 PMP기기에 비하면 단순한 면이 있고, 간혹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보였지만, P-3000이 보여주는 화질은 정말 만족스러울 정도이다.

-아쉬운점

테스트를 하면서 크게 아쉬웠던 점이 바로 UI에서 한글을 미지원 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한글로 된 영화 제목이 제대로 표시가 안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물론, 영어로 바꾸면 사용상 지장은 전혀 없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한글이 생략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지금까지 P-3000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알아보았다. 사진을 좋아하고, 사진을 위한 여행을 자주 다니는 필자이기에 '이런 제품 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다. 회사에 있는 다양한 메이커의 CF 메모리와 SD 메모리가 에러 한번 없이 무사히 백업 되어 높은 호환성을 보여 주었으며, 백업된 이미지를 재생 시킨 결과 재생 속도 및 디테일과 계조등이 기존 것에 비해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뛰어남을 알 수가 있었다. 역시! 휴대용 스토리지와 이미지 뷰어용 전문기기인 만큼 그 부분은 성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 할 정도로 뛰어나다. 부가적으로 추가된 MP3 플레이어, 동영상 플레이어도 PMP에 근접할 정도의 상당한 수준으로 느껴진다. 인터페이스와 조작성도 무척이나 뛰어난 편이다. 기기를 처음 만지는 초보자도 기능의 대부분은 매뉴얼 정독을 하지 않고서도 조작할 수가 있을정도니 말이다.

아쉬웠던 점도 있었다. 첫째로 크기와 두께 부분인데, 기존 4인치 PMP에 비하면 많이 두툼한 편이다. 포터블 기기인 만큼 이런쪽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할터인데, 크기와 두께 그리고 디자인 부분에서는 큰 만족감을 받을수가 없었다. 둘째로 한글 메뉴를 지원하지 않아서 한글 파일 이름이 깨지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한글이 제외되어 있다는 부분! 글쎄, 파일명을 영문으로 바꾸면 되겠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받아 들일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일부, 아쉬웠던 부분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기본기와 완성도는 상당한 수준이다. 포토그래퍼가 백업 장치로 활용을 하면서 틈틈히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부가적인 기능을 이용하기에 충분한 성능을 발휘한다. 개인이 사용하기엔 가격이 다소 부담되기는 하지만, 한 장의 사진에 대한 가치를 아는 유져나 기업이라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