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최대 성수기인 가을, 혼수가전시장에 예비신랑 즉, 남성을 위한 ‘세컨드(second) 혼수가전’이 뜨고 있다. 과거 혼수가전은 대부분 여성이 비용을 부담해 예비신부가 원하는 제품을 고르는 모습이었지만, 최근에는 혼수용품과 집 등 혼수비용을 공동 분담하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남성의 발언권도 커진 결과다. 이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예비부부의 취향과 생활패턴에 꼭 맞는 제품만 선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성도 혼수가전시장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스피커, 카메라, 컴퓨터, 빔프로젝터 등 비교적 남성 취향의 전자제품들이 ‘세컨드 혼수가전’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 혼수품을 마련하러 온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위의 품목들은 대다수가 남성이 제품을 비교하고 최종결정을 내린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세계적인 홈 엔터테인먼트 뱅앤올룹슨은 남성들이 좋아할만한 다양한 음향가전을 선보이고 있다. 김 씨가 구매한 제품은 컴팩트한 사이즈의 실용적인 무선스피커 ‘베오랩17(BeoLab17)’ 이다. 6인치 미드레인지 우퍼와 3/4인치 트위터를 탑재했으며 320W의 풍부한 사운드를 자랑한다. 기존에 사용되지 않던 주파수 영역인 5.2~5.8G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는 뱅앤올룹슨의 와이사 기술을 적용해 무선 스피커의 최대 단점인 음질 저하와 끊김 현상을 해결했다. 사각형과 원형으로 이루어진 모던한 외관은 인테리어 오브제로도 훌륭해 아내의 취향도 동시에 만족시킨다. 영화감상 시 TV사운드를 보완하기에 적합한 제품이다. 가격은 600만원.

스피커 외에 플레이어 제품을 함께 구비하고 싶은 남성들을 위한 지능형 무선 사운드 시스템 ‘베오사운드 모먼트(BeoSound Moment)’도 있다. 베오사운드 모먼트는 음악 플레이와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한 제품으로 ‘패턴 플레이(Pattern Play)’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기분에 맞춰 원하는 음악을 들려 준다. 사용자의 음악 감상 패턴을 시간 및 요일 별로 기억해 뒀다가 음악을 플레이 할 때 해당 시간대에 많이 들었던 분위기의 곡을 선곡해 주는 스마트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앞면에 나무패널을 적용한 따뜻하고 감성적인 느낌의 제품이다. 가격은 380만원.

뱅앤올룹슨 관계자는 “A부터 Z까지 모든 제품을 새것으로 장만하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예비부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좋은 것’만 구입하는 가치소비 경향을 보인다”면서 “오디오는 특히 남성들이 선호하는 가치소비 품목 중 하나로, TV와 함께 남성의 취향이 가장 많이 반영되는 전자제품”이라고 말했다.

오디오, 자동차와 함께 ‘남자가 사랑하는 3대 취미’ 중 하나로 꼽히는 카메라도 남성이 고집하는 세컨드 혼수품이다. 높은 가격 때문에 엄두도 못 냈던 남성들이 ‘결혼 혼수품’이라는 핑계 아래 고가의 카메라를 품으로 안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라이카 M-P’는 풀 프레임 디지털카메라 ‘M(TYP 240)’의 최신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레인지 파인더와 디지털뷰 시스템을 갖춘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다. 필름시대 렌즈로 사용 가능한 라이카(Leica)의 대표 모델이다. 2GB의 메모리 버퍼가 장착됐으며, 기존의 ‘M’ 모델보다 두 배 빠르고 두 배 긴 촬영이 가능하다. 가격은 868만원.

게임을 좋아하는 남성들 사이에서는 혼수가전으로 컴퓨터가 빠지지 않는다. 결혼 전에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신혼 집에 들어가면서 새 기기로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욕심이다. 더욱이 최근 명품 오디오 브랜드와 기술 제휴해 출시된 PC는 사운드마저 예비신랑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HP의 게이밍 노트북 'HP파빌리온 15-ak010TX'는 뱅앤올룹슨의 프리미엄 라인 B&O PLAY 스테레오 스피커를 장착해 최상의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최신 윈도우 10 운영체제에 최적화된 6세대 인텔 i7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NVIDA 그래픽카드를 탑재해 빠른 게임속도 등 최상의 게이밍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가격은 HP 온라인몰 기준139만9,000원이다.

신혼 집 침실이나 작은 방을 영화감상실 겸용으로 사용하고 싶은 남성들 사이에서는 가정용 빔프로젝터에 대한 관심이 높다. LG전자의 LED 프로젝터 ‘미니빔 TV’ 2종(모델명 PF1500, PW800)은 LED를 광원으로 쓰는 프로젝터로, TV 튜너를 내장해 안테나만 있으면 지상파 방송도 볼 수 있다. LED 수명은 최대 3만 시간에 달해 광원 교체 없이 하루 8시간씩 10년간 사용할 수 있다. ‘PF1500’은 140만원, ‘PW800’은 85만원이다.

남자들이 주방가전에는 관심이 없다는 말은 옛말이다. 건강을 위한 품목이라면 다르다. 야근과 과로에 지친 남성들이 소화기 질환, 피부미용, 다이어트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탄산수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덕분에 집에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탄산수 제조기도 예비신랑의 세컨드 혼수 리스트로 안착했다.

국내에 유통되는 탄산수제조기 브랜드 중 가장 다양한 디자인을 보유하고 있는 소다스트림(sodastream)은 10만원대부터 70만원대의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표제품 ‘소스(source)’는 물병을 탈착하기 쉽고 탄산 주입과 잔여 가스를 배출하는 방식이 편리한 것이 장점이다. ‘소스’는 본체, 탄산 실린더, 물통(1L)으로 구성돼 49만8,000원이다.

편집팀 master@noteforu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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