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기관인 가트너(Gartner, Inc.)는 올해 크롬북 판매량이 전년대비 79% 늘어난 52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2017년도에는 3배 이상 증가한 1,44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 수석 연구원 이자벨 뒤랑(Isabelle Durand)은 "올 한 해에만 8 종의 크롬북 모델이 출시됐으며, 크롬북을 내놓는 제조사들이 늘면서 시장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업계 제조사들은PC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중이며, 크롬북 출시는 넷북 시장의 거품이 빠지자 300달러 미만의 휴대용 PC 시장에 대한 관심을 되살리기 위한 방책"이라고 말했다.
크롬북 수요는 미국의 교육분야가 이끌고 있다. 2013년 크롬북 판매량 중 85%가 교육분야에서 발생했다. 또한 지난해 총 크롬북 판매량 290만대 중 82%가 북미시장에 집중되며, 북미지역이 주요 크롬북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는 은행, 금융 서비스, 부동산 중개업 및 호텔 프론트 등과 같은 특정 직군 내에서도 수요가 있을 것으로 가트너는 전망했다.
뒤랑 수석 연구원은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크롬북 사용을 검토했지만, 실제 구입으로 이어진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면서, "기업들은 크롬북과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해 기기 관리가 아닌 기업 데이터와 같이 훨씬 중요한 대상을 관리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크롬북은 또한 협업과 콘텐츠 공유를 증진시킬 수 있다. 클라우드를 통해 협업하는 사용자들이 늘면서 협업 문화가 보편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크롬북 또는 유사 기기들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대표 소비자 중심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에이서(Acer)는 2011년 세계 최초로 크롬북에 투자했으며, 2013년 크롬북 시장을 선도했다. 뒤랑 수석 연구원은 "현재 크롬북이 기업용 시장에서 입지가 작고 중소기업용 제품군의 출시도 제한적지만, 기업용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작년 한해 동안 170만대의 크롬북을 판매하면서 전세계 크롬북 시장을 주도했다. 특히, 초, 중등 교육 기관에서 가장 선호하는 기기로 자리매김하며 교육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보였다. 지난해 21.4%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에이서는 가성비에 중점을 두고 크롬북을 디자인했다. 주 대상 고객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ARM 기반이 아닌 인텔 CPU를 사용했다.
▲ 2013년 전세계 제조사별 크롬북 출하량 기준 시장 점유율 (출처, 가트너(2014년 7월))
HP는 2013년 크롬북 출하량 기준 시장 점유율 6.8%로 3위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처음으로 시장에 진출한 레노버(Lenovo)는 6.7%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HP는 유일하게 14형 화면을 탑재한 크롬북을 출시했으며, 스스로를 기업용 솔루션 및 서비스 제공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존에 비즈니스 및 교육 시장에서 HP가 구축한 대규모 고객 기반은 향후 크롬북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우위를 제공할 것으로 가트너측은 내다봤다. 레노버의 크롬북은 경쟁사 제품 대비 견고해서 초, 중학생들이 사용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그러나 레노버의 경우 기기 포트폴리오의 관리를 통해 크롬북이 수익성이 나은 자사의 싱크패드(Think Pad) 제품 매출을 잠식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가트너측은 전했다.
크롬북 시장은 향후 5년간 틈새 시장으로 남아 있다. 가트너는 제조사들의 경우 보다 폭넓은 소비자 층에게 다가가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 사용 행태에 맞는 더 나은 기능들을 제공해야 한다며, 보다 빠른 인터넷 연결과 메모리 접근은 물론 보다 빠르고 규모가 큰 SSD 제공, 교육, 비즈니스, 소비자 부문의 강력한 사용자 지원 등이 이에 해당될 것이라고 전했다.
뒤랑 수석 연구원은 "경쟁력 있는 크롬북을 만드는 것은 하드웨어와 가격 이상의 문제이며, 크롬북 특유의 클라우드 기반 아키텍처가 사용자들에게 어떤 이점을 가져다 주는지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종렬 기자 obtain07@noteforu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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