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웹(openweb.or.kr) 대표 김기창 교수(고려대 법대)는 27일 웹브라우저 다양성 지원 캠페인 '올브라우저 프로젝트' 시작을 선언하고, 그 일환으로 국내 62개 주요 사이트 조사 1차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를 직접 지휘한 김 교수는 여전히 "결제, 보안 시스템이 우리나라 웹사이트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외국은 이미 오래 전에 졸업한 시대착오적"인 문제에서 우리도 조속히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브라우저 다양성 지원은 상당히 개선...여전히 결제 등엔 액티브엑스 주로 사용
오픈웹 팀은 포털, 정부기관(공공기관), 금융사 및 쇼핑몰 사이트, 그리고 이러닝 및 언론사 사이트 등 총 62개 사이트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브라우저 다양성 지원은 2, 3년 전과 비교해 상당히 개선되었다고 밝혔다. 다만 조사 대상 사이트가 각 영역을 대표할 수 있는 대형 사이트 위주로 선정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술력과 자본을 갖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브라우저 다양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큰 흐름에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전히 금융/쇼핑 사이트, 이러닝 사이트 등에서 결제 프로그램 등에 액티브엑스를 다수 사용하고 있었고, 정부 및 언론 사이트 일부에서도 브라우저 다양성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액티브엑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웹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특화된 기술로, 크롬이나 파이어폭스와 같은 타 브라우저는 지원하지 않는다. 또한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경로로 악용돼,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용 자제를 권고하는 있는 확장 프로그램이다.
대부분 웹사이트 모바일 환경에도 적극 대응...금융 거래 기능은 여전히 소비자 불편 초래
수년 전과 비교해 웹사이트가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고 있으며, 프로그래밍(HTML마크업, 자바스크립트 및 CSS) 오류 등으로 브라우저에 따라 페이지 모습이 깨어지거나 오동작하는 단순 실수는 거의 사라졌다. 서비스와 콘텐츠 디자인도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며, 모바일 환경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금융 거래 관련 기능은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 거래를 위해 운영체제, 브라우저에 상관없이 수많은 보안 플러그인(부가 프로그램) 설치를 강요하고 있으며 그러한 부가 프로그램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안내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묻지마식 보안/결제 플러그인 설치 강요는 이용자 정보 결정권을 빼앗을 뿐만 아니라, 그릇된 설치 습관을 학습시킴으로써 해킹과 피싱 위험에 이용자를 노출시키는 결정적 원인을 제공하고 있어 문제가 크다.
부문별로 보면, 포털 사이트들은 브라우저 다양성을 전반적으로 잘 지원하고 다양한 서비스 기능을 제공하고 있었다. 언론사의 온라인 페이지 역시 과도한 광고 노출로 인한 방문자 피로도 및 가독성 저해 이슈를 제외한다면 브라우저 다양성을 비교적 높게 준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사이트 내 검색 기능은 여전히 편차가 심하고, 대부분 소셜 댓글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독자 투고 및 제보와 같은 기본적인 피드백 장치는 일부 언론사(한겨레, 한국일보 등)를 제외하고는 개선 여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과도한 회원 정보나 번거로운 가입 절차에 따르도록 요구하는 몇몇 정부기관 사이트에서 느껴지는 아쉬움과 일맥상통한다.
동영상, 음악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는 과거에 비해 다양한 운영체제와 브라우저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닝 업체들은 다른 조사 대상 그룹에 비해 여전히 특정 운영체제와 브라우저에 종속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 사이트의 경우, 회원가입 정보를 받을 때 의무화되어 있는 SSL/TLS 보안서버 구축이 전반적으로 미흡했고, 특정업체에 종속된 hwp문서 포맷을 활용하고 있어 일반 국민들의 정부 문서 접근성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웹사이트 정책담당자, 기술 엔지니어, 이용자 간의 가교와 공론장을 꿈꾸는 '올브라우저' 프로젝트
오픈웹 김기창 교수가 주도하는 ’올브라우저’ 프로젝트는 웹브라우저 다양성 지원 캠페인에 머물지 않고, 사이트 운영자와 사이트 방문자를 잇는 가교 역할과, 편리하고 더 나은 이용경험을 주는 웹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열린 대화 공간으로 기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올브라우저 팀은 지난 22일 발표한 웹브라우저 사용 패턴 및 인식 조사를 시작으로, 이 날 발표한 62개 사이트의 웹브라우저 지원 현황 분석, 그리고 12월 대선 전후 올브라우저 사이트(allbrowser.org) 오픈으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6개월 후 재조사를 통해 그동안 변화된 개선 상황을 짚어보고, 국내 웹사이트 방문자 만족도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한다. 올브라우저 사이트는 현재 일반 공개를 준비가 한창이다.
오픈웹은 지난 7년간 액티브엑스와 각종 보안 프로그램 때문에 초래되는 국내 웹사이트의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용자로 하여금 부가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한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보안 위험을 초래할 뿐 아니라, 열린 웹의 정신에 반하고, 특정 업체의 이익에만 편승할 뿐, 국내의 인터넷 서비스 산업 전반의 침체와 고립을 낳고 있다는 점에 대하여 오픈웹은 거듭 문제 제기를 해 왔다. 김기창 교수는 "네티즌은 이제 수동적인 소비자에 머물지 않고, 능동적인 유저로 거듭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웹사이트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아예 다른 사이트로 가버리는 능동적인 소비자의 정당한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는 웹사이트들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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